top of page

Korean Studies Interview

국내한국학자를 만나다: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연구책임자

                                                 『권력과 사상통제』  '제18회 임종국상' 수상자

김동춘  (Kim Dong-Choon, 대한민국)

​세부사업명

과제명

연구​수행기관

연구기간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한국의 사상통제

성공회대학교(Sungkonghoe University)

2020-06-01 ~ 2022-05-31 (24개월)

IE003326689_STD_edited_edited_edited.jpg

1.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학진흥사업단 온라인 뉴스레터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경상북도 영주 출신이며 2024년 8월 서울 성공회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정년퇴직한 김동춘입니다. 정치사회학, 역사사회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서 여러 논문과 저서를 남겼습니다. 노동정치, 한국전쟁, 국가폭력,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등 여러 사회운동 단체에 관여하거나 단체를 직접 조직해서 운영하기도 했고, 2005년에서 2009년까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의 상임위원으로 일하면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 진상조사를 지휘했습니다.

2. 선생님께서 한국학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금까지 연구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학위를 받았고, 이후에도 주로 한국의 근현대사와 현대 한국 사회를 연구했으므로 특별히 한국학을 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발을 디디고 있는 이 땅을 이해하고 사회개혁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청년 시기부터 지금까지 일관했습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말기 시절에 대학 생활을 했기 때문에 한국의 정치사회 민주화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과 전쟁 등 역사 사회적 원인과 메커니즘을 해명하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과학자로서 폭력과 억압, 불평등이 없는 세상을 열망했기 때문에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정치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며 어떤 주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 『권력과 사상통제』 (김동춘 저) 표지

1115-01.jpg

▲ ​ 민족문제연구소와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에서 주최한 '제18회 임종국상 시상식'에서
학술부문 수상자로 『권력과 사상통제』의 저자인 김동춘 선생님이 선정되어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모습 (2024년 11월)

3. 최근 좋은 소식이 있으셨는데요. 선생님께서 『권력과 사상통제』저서로 제18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의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너무 두껍고 한 번에 읽기가 부담스러운 학술적인 책이어서 그런지 출간 후 언론과 동료 학자들의 관심도 별로 받지 못했는데, 그래도 책을 읽어주고 수상자로 선정해 준 심사위원들께 깊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과연 제 작업이 친일 문제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기한 임종국 선생님의 뜻과 업적에 부합하는 정도의 저서인지 되돌아보게 되었고, 저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사회.jpg

4. 선생님께서는 2020년부터 2년간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20세기 한국학술총서 분야> 연구를 수행하셨고, 그 결과물인 『권력과 사상통제』를 출간하셨는데요, 이 책에 대한 소개와 해당 연구가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에 기여하길 바라시는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저의 책 『전쟁과 사회』 (2000)의 후속편이라고 생각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특히 박정희 시기의 사상 통제를 다루고 있으며, 법사회학과 정치사회학적 쟁점을 두루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학과 사회과학이 함께 대화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장차 논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980년대 말 출옥한 장기수들에게 들은 그들의 참담한 감옥 생활과 권력의 폭력성, 잔인함, 특히 그들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정치, 법, 사회 구조에 한국 사회의 핵심적 논리가 있다는 가정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직접 발로 뛰어 좌익수 및 관련자들을 만나 수많은 사례를 수집하였고, 이들 사례를 대상으로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분석을 시도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을 옥죄었던 사상의 억압사를 파헤쳤습니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자유민주주의’, 한국의 법과 억압 기구의 실존은 식민지 체제와 냉전의 연결, 그리고 탈식민의 문제에 대한 논의의 확대, 자유권과 사회권의 연결고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전쟁과 사회』 (김동춘 저) 표지

5.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이 앞으로도 한국학의 지속적인 확산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개선점이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 사업의 취지가 한국을 대표할 만한 한국학 연구서를 발간하는 데 있었던 만큼, 연구의 질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 그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한 추후의 계획도 함께 마련되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초의 계획안에 관련 전문가 지정 토론자를 선정한 것은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했으나, 출간 전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연구소 등과 연계하여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학계의 검증을 받기 위한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 책을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 출간할 것을 의식하면서 집필했습니다. 현재 대중성이 있는 문학 작품은 외국어로 많이 번역되어 노벨상까지 받게 되었지만, 국내의 학술연구는 영어로 쓰지 않는 한 외국 전문가나 학생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의 경우 국제적으로 한국학의 시장 자체가 작아 국가의 번역 지원이 없다면 한국어로 출간된 학술 서적을 외국 출판사가 번역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모든 한국학자가 영어 글쓰기를 훈련해서 책을 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국학 중요 저작을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도 이 사업에 포함한다면 좋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6. 앞으로 선생님께서 한국학진흥사업단 과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구·교육활동을 수행하시면서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역사학의 문제의식을 지닌 사회학자로서 한국 사회와 한국 역사는 별개로 연구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근현대 한국사는 언제나 국제정치와 국제 경제적 조건의 심대한 영향 속에 있었고, 20세기 한국이 걸어온 길은 인근 아시아 국가, 그리고 과거 제3세계 국가의 경로와 분리해서 접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동안 제가 쓴 논문이나 저서는 주로 한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연구을 수행함에 있어서 언제나 다른 국가들과 일반화의 가능성을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 한계와 우리 학문세계의 제약 때문에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그저 지역학으로써의 한국학 연구자의 한 사람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이미 대학에서 정년퇴직까지 한 상황에서, 이후에 어느 정도 학문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나 앞으로는 한국의 경험, 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의 역사적 경험에 근거하여, 20세기 자본주의 질서의 흐름과 논리, 변화의 전망을 파악하는 논문이나 저서를 집필하고자 합니다.

  한편, 인문학은 언어 문제로 인해 외국인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학자들이 한국학의 주도권을 쥘 수 있지만, 사회과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사회과학이 주체화되고 세계화되어야 비로소 진정으로 한국 학문이 세계화되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 학자들은 한국의 경험에 대한 탐구에만 머무르지 말고, 일반성 추구에도 매진하여 세계의 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으면 합니다.

7. 질문에 대해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뉴스레터 독자들과 국내외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30여 년 전과 비교해 보면 한국학 연구 성과는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국제적인 위상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국제 경제적 위상, 정치적 위상에 비해 학문의 수준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문학은 노벨상을 수상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학문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학문은 오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고, 각종 자료 구축 등 인프라가 요구되며, 여러 외국어 습득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학문은 문학과 달리 학자 개인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가능합니다. 특히 학자를 양성하는 교육 일반, 특히 대학과 대학원 교육의 질적인 발전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학이 국제적인 학문 수준에 도달하고, 인류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P20241226_115916352_956A3057-C3AB-46CC-A43B-09D27C21ED62_edited.jpg

▲  <제18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 기념 촬영 및 기념품 전달>
김동춘 선생님이 대표로 계신 좋은세상연구소에서 한국학진흥사업단 한국학대형기획총서사업 담당자와 함께한 모습 (2024년 12월)

Meeting with Korean Studies Scholars 

Kim Dong-Choon

(Sungkonghoe University, Korea)

1. First, please introduce yourself to the readers of the KSPS Newsletter.

  Hello. My name is Kim Dong-choon, and I’m from Yeongju, Gyeongsangbuk-do Province. This part August, I retired from the Department of Sociology at Sungkonghoe University in Seoul. My field of interest is political and historical sociology, with a particular interest in labor politics, the Korean War, state violence, and education, and I’ve written various academic articles and books on these topics. I’ve also participated in and directly organized and managed various social movement organizations, such as the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and, while working as the Standing Commissioner of South Korea’s 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 from 2005 to 2009, I also led a fact-finding mission on the civilian massacres during the Korean War.

2. Was there a particular impetus that sparked your interest in Korean Studies research? What was the driving force that allowed you to continue your research activities in this way?

  I completed all my degrees in Korea without studying abroad, with my primary area of research being modern and contemporary Korean history and contemporary Korean society. There was no particular impetus for doing Korean Studies. Rather, it was a natural result of my continued efforts from my youth until now to understand and find practical solutions to socially reform the place where I was born and live. Because I attended university toward the end of the Park Chung Hee military regime, I couldn’t help but gain a deep interest in Korea’s socio-political democratization, and sought to clarify the historical and sociological causes and mechanisms, such as national division and war, which stood in the way. As as a social scientist who hopes ofr a world free from violence, suppression, and inequality, I became interested in studying how and by which agents politics should be to be reformed in order to create such a world.

3. This past November, your book Gweollyeok gwa sasang tongje [Power and Thought Control] was selected as the winner of the Academic Prize of the 18th Im Jong-guk Award. Congratulations! How does this moment feel for you?

  Maybe because it is a long and abtruse academic book, it didn’t receive much attention from the press or from my fellow scholars upon its publication. However, I’m very grateful to the judges who read the book and selected it for the award. It made me reflect upon whether my work measures up to the resolved and achievements of Im Jong-guk, who was the first to raise the issue of pro-Japanese collaboration in Korea, which reminded me of my shortcomings.

4. This book was published as a research result of the KSPS Grand Series of Korean Studies (20th Century Korean Academic Series) project, which you conducted over two years from 2020 to 2022. Please introduce the book and the contributions you hope it will make to society today.

  I approached this book as a sequel to Jeonjaeng gwa sahoe [War and Society] (2000). The book covers thought control (sasang tongje)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and the time after liberation, particularly the Park Chung Hee era. I extensively included the issues of legal sociology and political sociology, and I hope that such issues will be discussed together with history and social sciences in the future.

  I approached this issue upon the premise that the key logic of Korean society can be found in the stories told by the long-term prisoners who were released in the late 1980s, namely in their recounting of their abhorrant prison life, the violence and cruelty of the authorities, and, in particular the failure of Korean political, legal, and social structures to recognize them as “citizens.” Having directly met with left-wing leaders and related figures to gather numerous cases, I analyzed these cases from a socio-political perspective in an attempt to unearth the history of the thought suppression that suffocated Korea.

  I hope that this book will serve to facilitate a deep discussion on a “free democracy” that doesn’t permit freedom of conscience and thought, the existence of Korea’s legal and suppressive institutions in connection to the colonial system and the Cold War, the issue of postcolonialism, and the connection between the right to freedom and social rights.

5. What improvements or additional support do you think is needed for the Grand Series of Korean Studies program to sustainably contribute to the spread and advancement of Korean Studies in the future?

  As the aim of this project is to publish representative Korean Studies research books, I think that future plans should be made to elevate the research to an international standard and make the research results known globally.

  Although the inclusion of designating expert discussants in the project proposal requirements as a way to raise the research quality is an appropriate measure, I think there also needs to be an additional process for receiving the approval of academia, such a public discussion held connection to a research center such as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

  While writing this book, I kept in mind the thought that it may one day be published in a foreign language such as English. Currently, many popular Korean literary works have been translated into foreign languages, and have even received the Nobel Prize. But if domestic academic research is not written in English, it will remain unknown to foreign experts and students. In the case of the humanities or social sciences, the global Korean Studies market is already quite small, so academic works published in Korean will not be translated by foreign publishers unless the government supports their translation. As it is difficult for all Korean Studies scholars to be trained in English writing and write books in English, I hope that the translation of key Korean Studies works into foreign languages, such as English and Chinese, can be included in as part of the Grand Series of Korean Studies program.

6. Is there a long-term goal or wish that you hope to achieve through the Korean Studies program and your other diverse research and educational activities?

  As a sociologist with the critical awareness of a historian, I think that Korean society and Korean history cannot be researched separately. In particular, modern and contemporary Korean history is always profoundly influenced by international politics and international economic conditions. The path taken by Korea in the 20th century cannot be approached separately that taken by neighboring Asian countries or former third-world countries. Accordingly, although the academic articles and books I’ve written in the past focus on Korea, I’ve always sought to consider the potential of generalizing the findings when carrying out research on Korea. However, because of my personal shortcomings and the limitations of academia, I’ve been unable to meet that standard, remaining as an individual area studies researcher.

  Although I’m unsure exactly what academic outcomes I’ll be able to achieve now that I’ve undergone my mandatory retirement from the university, in the future, I hope to write articles or books that investigate the flow and logic, change and outlook of the 20th century capitalist order based on the historical experience of Korea and other Asian countries.

  Because the humanities is relatively inaccessable to foreigners due to the issue of language, Korean scholars have led Korean Studies in those disciplines. However, this is not the case for the social sciences. For Korean scholarship to truly globalize, Korea’s social sciences take agency and become globalized. I hope that the next generation of scholars will not stop at the exploration of Korea’s experiences, but rather strive to generalize these experiences so that they may stand alongside global scholars.

7. Thank you for your detailed answers to our questions. In conclusion, please share a word with the newsletter’s readers, Korean Studies researchers both in Korea and abroad, and the KSPS.

  Compared to some 30 years ago, the research results and international status of Korean Studies has rapidly and greatly increased. However, compared to Korea’s international economic or political status, the level of this academic scholarship remains very low. Although Korean literature has reached the level of receiving a Nobel Prize, Korean scholarship has a long way to go. This is because scholarship needs a long time to accumulate, demands an infrastructure such as the building of various materials, and required the acquisition of various foreign languages.

  Unlike literature, the level of scholarship cannot be raised through the talents and efforts of a single scholar alone. It is only possible with the building of an overall infrastructure. In particular, the qualitative advancement of education for fostering scholars, in particular undergraduate and graduate education, is needed. Thus, I hope that Korean Studies can achieve an international scholarly level as quickly as possible and more actively contribute the resolution of humanity’s suffering.

bottom of page